바이욘 1층 회랑, 앙코르 유적

바이욘 1층 회랑에서는 크메르 군의 행진 부조와 톤레샵 전투 부조가 상태가 양호하며 볼만하다. 1층 회랑의 나머지 부조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보도록 한다.

주로 크메르 군과 참파 군과의 전투장면이 부조되어 있다. 그와 더불어 하단에는 앙코르 서민들의 일상 생활과 상업 활동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다른 사원에서는 힌두 신화와 관련된 부조가 많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으나, 이곳은 일상 생활의 부조가 많아 이해하기도 편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나게 부조한 장면들도 많아 인기가 높다.

크메르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담은 부조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관광객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것도 재미있는 놀이인 것 같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면 주달관의 진랍풍토기를 읽어 볼 것을 추천하다. 원나라가 그 당시 북방지역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한 정복 국가이며, 주달관이 체면을 중시하던 원나라 사람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읽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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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욘 부조 자세히 보기]

• 바이욘 1층 회랑

• 바이욘 2층 회랑 | 바이욘 동쪽 부조 남쪽면 / 바이욘 남쪽 부조 / 바이욘 서쪽 부조 / 바이욘 북쪽 부조

바이욘 지도. 1층 회랑 부조는 동쪽 출입구 남쪽부터 관광한다. 총 748m에 달한다. 8개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각 부분은 길이가 약 35m 정도 된다.

바이욘 동쪽 출입구 수문장이 있는 곳에서 남쪽으로 간다.

출입문 왼쪽으로 부조가 시작된다. 총 748m에 달한다.

1층 회랑의 부조는 상, 중, 하 3단으로 되어있다. 크메르 군의 행진 부조와 톤레샵 전투 부조 정도만 3단으로 되어 있고, 나머지 부조들은 미완성 되었거나, 훼손되어 있어 하단 내지 중단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크메르 군의 행진

바이욘 지도. 동쪽 회랑 중 남쪽에 있다.

베트남이 세운 참파 군에 맞서 자야 바르만 7세의 크메르 군이 행진하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깃발을 휘날리며, 지휘관은 코끼를 타고 있으며, 보병과 기병으로 진군하고 있다. 병사들이 창을 들고 있다. 코끼리 위로 파라솔이 그려져 있다. 계급이 높을수록 파라솔 개수가 많다.

자야 바르만 7세는 군사력이 막강하였다. 자신의 고향인 캄퐁 스베이가 철 생산지여서, 무기 생산이 자유로왔고, 2만 마리가 넘는 코끼리 부대와 보병, 기마병, 해병, 전차부대가 있었다. 소대에는 칼을 소지한 보병 30명, 말 5필, 코끼리 한 마리가 배치되었다. 이 부대를 활용하여 자야 바르만 7세는 앙코르 와트의 건설자 수리야 바르만 2세 사후의 전국 혼란 상황과 점차 세력이 강해지는 주변국들 속에서, 1181년 참파 군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1177년 참파에게 빼앗겼던 수도를 다시 되찾는다. 대외적으로는 앙코르 왕국의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대내적으로는 사원을 건축하고, 도로를 정비하고, 관개 수로를 확충하는 등 강력한 중앙 집권 정치를 하게 된다. 이후 성장하던 주변국을 상대로 정복 전쟁을 한다. 대월국으로 인해 참파가 크메르를 압박하자, 자야 바르만 7세는 대월국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크메르 역사상 최대의 전쟁이었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생각한다.

행군 부조를 자세히 보면 군사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귀, 턱수염 여부 등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두 크메르 군 편이다. 부조는 크메르 군인, 중국인, 노예(?) 순으로 나온다.

크메르 군인들의 특징은 얼굴이 크고, 귀가 크며, 두 겹의 긴 옷을 입고 있다. 다음에 볼 참파 군과 비교하면 머리에 아무것도 쓰지 않고, 짧은 머리이다.

중국인들은 턱수염이 나 있고, 크메르 사람들에 비해 귀가 작고, 상투 머리를 하였다. 한 겹의 긴 옷을 입고 있다. 당시는 크메르와 동맹을 맺은 나라들이 원군을 보내기도 했다. 1181년이면 중국은 남송시대였다.

중국인 다음으로 가슴에 x 띠를 두른 크메르 군인이 나온다. 하의는 간단하게 천을 허리에 걸쳤다(loincloth). x 띠 두른 사람들이 고산 지대에 살았던 노예들이라고 하는 견해와 노예가 아니라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힌두교의 부적을 감은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주달관의 진랍 풍토기에 의하면 크메르 군사들은 옷을 입지 않고 신발도 신지 않는다고 한다. 오른손에는 표창을 들고, 왼손에는 방패를 들고 있다고 하였다. 활과 화살, 갑옷과 투구는 없다고 적고 있다. 크메르 전성기가 아닌 크메르 후기에 방문한 주달관의 입장에서 서술한 것으로 학자들은 이해하고 있다.

두 마리의 소로 군수품을 싣고 가는 이륜 수레가 나온다. 캄보디아 시골에서는 지금도 이러한 형태의 우마차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 뒤로 어린아이를 어깨에 위에 목말을 태우고 가는 사람이 보인다. 부인과 아이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가족 전체가 전쟁터로 가는 장면이다. 사진 왼쪽에 수레바퀴 속으로 돼지가 들어가자, 뒤따르던 아이가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보인다. 사진 중간에 두 사람이 앉아서 얘기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땡땡이를 치는 장면이라는 견해와 물을 마시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장면이라는 견해가 있다.

여인이 한 손에 아이를 안고, 창을 들고 있다. 그 옆으로는 남자가 밥을 짓기 위해 땅바닥에 엎드려 점토로 만든 밥솥에 불을 피우는 장면이 나온다. 그 뒤로 여자가 남자에게 자라(거북이)를 건네주는 장면이 나온다.

당시 전쟁은 수 만명이 몇 년씩 치루는 전투였으므로, 영토의 확장을 위한 군사적인 이동 뿐만 아니라, 아이와 여자을 데리고 온 가족이 이동하는 사회적, 경제적 이동도 함께 병행되었다. 그래서 장기간 생활하기 위해서 가재 도구를 챙겨가서 생활하는 모습이 부조되어 있다고 한다.

여자가 남자에게 자라를 주는 장면이 있다. 남편이 전쟁에서 건강하게 무사히 돌아 올 수 있도록, 자라를 건강식으로 주는 장면이라는 견해가 있다. 현재에도 캄보디아에서는 건강을 위해 자라를 통째로 쪄먹는 풍습이 남아 있다고 한다.

코코넛 야자 나무 위에 앉은 원숭이 두마리가 보인다. 군악대도 보인다. 키가 작은 사람이 북을 치고 있다.

턱수염을 기르고 상투 머리를 한 중국인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위에는 중국 서당이고, 아래는 중국인 식당이라고 한다. 앞에 훈장님이 앉아 있고, 그 앞으로 학생들이 있다. 훈장님 뒤에 계시는 분들은 학부모들이다. 학생들은 수업료를 가금류(닭, 오리)를 가지고 왔다. 제일 오른쪽에 졸고 있는 학생이 있다. 그 위쪽으로 등불이 있고, 졸고 있는 학생을 훈장님에게 고자질하는 장면이라는 견해가 있다.

서당이 아니라, 시장이라는 견해도 있다. 조합장이 중간에 앉아 있고, 그 앞으로 새를 들고 와서 팔려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순서를 기다리다 지쳐 잠든 사람도 있고, 우산 가격을 물어보니 조합장에게 물어보라고 대답하는 장면이라고 한다.

아래쪽 부조에는 제일 오른쪽에는 동물을 매달아 놓은 모습이 보이고, 그 옆으로 큰 솥에 돼지를 삶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인 식당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왼쪽에는 중국인들이 먹고 마시고 춤을 추는 장면이 있다.

남동쪽 코너

왼쪽에 중앙탑 위로 삼지창이 그려진 사원이 3개 나온다. 가운데 사원이 양쪽 사원보다 더 높다. 가운데 사원 안으로 시바 신의 상징인 링가가 모셔져 있다. 이 링가는 후대에 새겨진 것이라고 한다. 중앙에 파라솔 밑으로 세 칸이 미완의 작품으로 남아 있는데, 파라솔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지위가 높은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오른쪽 계단쪽을 보면 계단을 오르는 두 사람은 부채와 빈낭 상자를 들고 있다. 계단 밑으로 음료를 담는 켄디가 부조되어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병충해, 습기, 물이 차는 것을 막기 위해 기둥을 세운 다음에 그 위에 나무집을 짓었다.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집이 높고 계단의 갯수가 많았다. 짝수는 내세, 홀수는 현세라는 관념이 있어서 집의 계단은 홀수로 만들었다.

노 젓는 사람들의 모습이 부조되어 있다.

톤레샵 전투

바이욘 지도. 남쪽 회랑 중 동쪽에 있다.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톤레샵 해전을 표현하고 있다.

1181년 참파(현재 중부 베트남 지역) 군과의 톤레샵 호수에서의 해전을 묘사하고 있다. 뱃머리를 보면 다양한 장식이 조각되어 있다. 크메르 군인의 특징은 얼굴이 크고, 귀가 크며, 머리에 아무것도 쓰지 않고, 짧은 머리이다. 배 위로 머리만 보이는 사람은 노를 젓는 사람들이다. 배 밑으로 노가 보인다.

크메르 함선의 크기는 25m 정도 였고, 20명 정도가 노를 저었고, 25명 정도의 해병이 탑승하였다고 한다. 1181년 참파 군과의 톤레샵 해전에 참여한 자야 바르만 7 세의 함대는 200척이 넘었다고 한다. 전투 방법은 주로 배를 끌어 당겨서 밧줄로 고정시킨 다음 육지전처럼 전투를 하였다고 한다.

참파 군인들의 특징은 연꽃을 거꾸로 세워 놓은 모양의 투구를 쓰고 있다. 참파 함선 밑으로 크메르 군인들이 잠수해서 배의 구멍을 뚫기 위해 침투중이다. 왼쪽에 사진이 조금 짤린 부분을 보면 사람의 다리를 물고 있는 악어를 볼 수 있다. 크메르 군인이 쏜 화살에 참파 군인이 맞고 바다에 떨어지면서 악어에게 물리는 장면으로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이 곳 부조의 하단에도 크메르 백성들의 일상사가 부조되어 있다. 사냥꾼이 화살을 쏘고 있는 장면이 있다.

사진 중간에 머리를 옆으로 눕힌 사람과 사람의 머리에 손을 얹어 이를 잡는 여성의 장면이 나온다. 그 바로 왼쪽에는 엄마가 아이들과 놀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오른쪽 큰 집 안에는 공주가 앉아 있고, 그 오른쪽으로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있다. 왼쪽의 작은 집 안에는 누워서 신음하는 있는 산모와 그를 안고 있는 사람과, 그 앞에서 아기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산파가 있다. 자야 바르만 7세는 백성들을 위해서 전국에 병원을 많이 지었다.

주달관의 진랍 풍토기에 의하면 출산후 다음날 아기와 함께 강에 가서 목욕을 하고, 하루 이틀 후면 남편과 합방을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출산 후 쌀밥과 소금을 이겨 상처를 치료했다고 한다. 이른 나이에 출산과 경제를 책임져서 그런지 매우 빨리 늙는 것 같다고 적고 있다.

출입문 부근에 닭싸움하는 장면이 나온다. 자세히 보면...

왼쪽에 귀가 길고, 짧은 머리를 한 사람들은 크메르 사람들이고, 오른쪽에 턱수염을 기르고 상투 머리를 한 사람들이 중국인이다. 접시를 들고 있는 이유는 당시 화폐 단위가 금, 은으로 된 접시였기 때문이다.

주달관의 진랍 풍토기에 의하면 크메르 사람들은 상투를 틀고, 위의 옷은 벗고, 아래는 면포로 허리 주위를 가린다고 하였다. 외출 할 때에는 커다란 천을 한번 더 감는다고 한다. 그리고 맨발로 다녔다고 한다. 당시 여성들은 젖가슴을 노출시키고 다녔다고 한다.

앞서 본 닭싸움 장면 옆으로 생선을 파는 여인이 있다. 생선 장수 오른쪽에 아들이 있는데, 아들은 손은 생선쪽을 가리키나 얼굴은 닭싸움하는 곳을 보고 있다. 생선 장수 왼쪽에는 턱수염을 기른 중국인이 크메르 여인의 손을 잡고 있다. 구혼중이라고 한다. 구혼받는 여인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그 위쪽을 보면 톤레샵 호수에서 뱃놀이를 하는 장면이 부조되어 있는데 장기를 두고 있다. 그 밑으로 톤레샵 호수에 사는 악어랑 여러가지 물고기 모양을 새겨 놓았다. 사진에는 일부 짤렸지만 그물을 던지는 모습도 부조되어 있다.

구혼중인 중국인 뒤로 손가락질을 하면서 서로 쳐다보는 사람들도 턱수염이 있는 것으로 보아 중국인들이다. 중국에서 장사온 사람들이 물건을 파는 크메르 여인중 누가 더 이쁜지 희롱하는 장면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주달관의 진랍풍토기를 보면 중국인들이 크메르 여인과 결혼하여 정착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크메르는 모계 중심 사회로 한 가정의 경제를 여성이 책임을 져서 여인들이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시장 상권을 여자들이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크메르에서는 재산 상속을 여자가 받았으므로, 당시 중국인 입장에서는 크메르 여성을 만나면 편하게 살 수도 있었다. 그 외에도 옷을 입지 않아도 되고, 식량도 풍부하고, 집이나 물품을 사기가 쉬운 이유도 있다고 적고 있다.

구혼중인 장면이 아니라, 생선의 무게를 달고, 흥정하는 모습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 왼쪽에 서 있는 중국인들은 가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그 외 손금을 보는 장면이라는 견해도 있다.